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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다시 불붙은 ‘사형제’ 찬반 논란, 당신은 어떤 판결을?…연극 ‘네버 더 시너’
뮤지컬 ‘쓰릴 미’와 동일 모티브…팽팽한 법정 드라마로 풀어내
 
양승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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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극 ‘네버 더 시너(연출 변정주)’ 공연장면 중 변호사 대로우(왼쪽, 윤상화 분)가 리차드(가운데, 이율 분)와 네이슨(조상웅 분)을 대변하고 있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이영학 사건’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등 최근 벌어진 극악 범죄로 인해 사형제 찬반에 관한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이에 관한 기사 밑에는 ‘사형하라’는 댓글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형제 부활’에 관한 청원이 10건 이상 올라왔을 정도라. 최근 개막한 연극 ‘네버 더 시너(연출 변정주)’는 현재 한국 사회에 벌어지고 있는 논쟁과 비슷한 상황을 무대 위에서 풀어내 사형제에 대해 곱씹어보게 한다.
 
‘네버 더 시너’는 연극 ‘레드’로 토니상을 받은 미국 작가 존 로건의 대표작이다. 1924년 시카고에서 실제 벌어진 아동 유괴 및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하는데, 국내 대표적 마니아 뮤지컬인 ‘쓰릴 미’와 동일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2인극인 ‘쓰릴 미’가 두 주인공의 심리 싸움을 긴장감 넘치는 노래로 풀어냈다면, ‘네버 더 시너’는 사건에 대한 디테일한 묘사와 변호사, 검사, 기자 등 다른 인물을 등장시켜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는데 주력한다.
 
극은 부유한 집안 출신의 20대 초반 ‘네이슨 레오폴드’와 ‘리차드 롭’이 별다른 목적도 이유도 없이 14살의 로버트 프랭스를 유괴해 살인한 뒤 배수구에 유기하는 사건에서 비롯된다. 대학에서 처음 만난 레오폴드와 롭은 친구 이상의 특별한 관계로 발전하고, 스스로 뛰어난 사람이라 믿는 ‘초인론’에 빠져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다.
 
▲ 연극 ‘네버 더 시너(연출 변정주)’ 공연장면 중 리차드(왼쪽, 이율 분)와 네이슨(조상웅 분)이 자신들의 사건을 다룬 기사를 보고 있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살인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시체가 발견되고, 배수구 근처에서 발견된 안경이 단서가 되면서 두 사람은 결국 체포된다. 법정에 선 뒤에도 죄의식 없이 당당한 이들의 모습에 대중은 크게 분노하고 ‘사형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극악무도한 살인에 교수형을 강력하게 요청하는 검사 ‘크로우’와 이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권 변호사 ‘대로우’의 팽팽한 법적 공방이 이어진다.
 
어린 아이를 비정하게 학대해 죽이고, 약자를 폭행하며 유린하는 파렴치한 범죄자들의 행태를 보고 있으면, 죽여 마땅하다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법’이라는 질서로 사회를 유지하는 현 시대에서는 가해자에 대한 형벌을 국가에서 대신 내려준다. 이에 일부 시민들은 잔혹한 범죄자의 생명을 박탈하는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요구해 정의가 실현되길 바라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아무리 범죄자라고 할지라도 생명권이 있으며 누구도 이를 침해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Hate the sin, never the sinner)’라는 변호사 대로우의 유명한 변론처럼, 범죄 여부와 상관없이 인간은 누구나 살 권리가 있다는 주장이 맞서는 것이다.
 
▲ 연극 ‘네버 더 시너(연출 변정주)’ 공연장면 중 변호사 대로우(윤상화 분)가 재판장에게 변론하고 있다.(뉴스컬처)     ©이지은 기자

무대에는 법정에 있을 법한 사람 중 유일하게 ‘판사’만 등장하지 않는다. 구형과 변론이 오고가는 가운데 사건에 대한 모든 판단은 객석에 넘긴다. 관객이 판사가 될 때 희미한 불이 켜지는데, 어떤 주장에 더 마음이 기울여지는가를 통해 사형제도에 관한 자기 자신의 잣대가 무엇인지 인식하게끔 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사형제를 유지하고 집행하기도 하는 반면, 한국은 사실상 사형제 폐지 국가로 분류된다. 법적으로는 아직 사형제가 남아있지만 1997년 12월 30일 마지막 사형 집행 이후 지난 20년간 실제로 집행한 적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극악 범죄가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지는 현 시점, 사형제도와 집행에 관한 국민적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제목이기도 한 ‘네버 더 시너’라는 문장 앞에서 판사가 된 관객들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는 각자의 몫이다. 사회 중요한 이슈에 대한 생각을 정립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다. 오는 4월 15일까지 서울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 2관.
 
 
[공연정보]
공연명: 연극 ‘네버 더 시너’ 
극작: 존 로건 
번역: 이단비
연출: 변정주 
공연기간: 2018년 1월 30일 ~ 4월 15일 
공연장소: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출연진: 윤상화, 이도엽, 이현철, 성도현, 박은석, 조상웅, 이율, 이형훈, 정욱진, 강승호 외 
관람료: R석 5만 5천원, S석 4만 4천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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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희 기자
뉴스컬처/공연문화팀장
yang@newsculture.tv
 
2018/03/15 [12:03] ⓒ 뉴스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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