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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파격 변신부터 글로벌 협업까지, 음악으로 피어난 새로운 도전들

방송인 오정연의 재즈 가수 변신부터 서울의 한 호스텔에서 열린 다국적 뮤지션들의 송캠프까지, 최근 음악을 매개로 한 새로운 도전들이 대중문화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기존의 영역을 탈피해 무대 위에서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거나, 경쟁이 아닌 화합을 위해 국경을 넘어 모인 이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오정연, 아나운서에서 재즈 가수로의 화려한 외출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오정연이 재즈 가수로 깜짝 변신해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 27일, 오정연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무대에 오른 소감과 현장 사진을 공개하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벅찬 감정을 공유했다.

그녀는 한국 재즈계의 거장 윤희정의 지도 아래 연습해 온 ‘CHEEK TO CHEEK’ 무대를 선보였다. 오정연은 “경기아트센터에 진행자로 선 적은 많았지만, 가수로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라 긴장감이 상당했다”고 털어놓으며, 2절 초반부터 쏟아진 관객들의 따뜻한 박수 덕분에 무사히 완창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공개된 사진 속 오정연은 라벤더 빛의 비대칭 드레스를 입고 우아하면서도 고혹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어깨 라인이 드러나는 드레이핑 디자인과 화려한 드롭형 귀걸이는 그녀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한층 돋보이게 했다. 올해 42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동안 외모와 탄탄한 자기관리가 돋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화려한 무대 뒤에는 예상치 못한 에피소드도 있었다. 오정연은 2014년 KBS 연예대상 축하 공연 때부터 소장해온 애장품인 통굽 샌들의 밑창이 공연 입장 직전 뜯어지는 돌발 상황을 겪었다. 그녀는 “무대 내내 동작이 다소 어색해질 수밖에 없었지만, 10년 넘게 버텨준 신발을 애도하며 과거 영상을 찾아보니 참 어렸던 나의 모습을 발견했다”며 재치 있는 후일담을 전했다. 2015년 프리랜서 전향 후 다방면에서 활동 중인 그녀는 지난 2009년 서장훈과 결혼했으나 2012년 이혼, 이후 화려한 싱글 라이프를 이어오며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경쟁 대신 ‘낭만’을 택한 홍대의 글로벌 송캠프

오정연이 개인적인 음악적 도전을 성취했다면,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의 한 호스텔에서는 국경을 초월한 음악적 연대가 형성됐다. 한국의 아티스트 타샤(박연경)가 기획한 ‘송캠프(Songcamp)’ 행사가 바로 그 현장이다.

통상적으로 K팝 산업에서 송캠프란 작곡가, 작사가, 프로듀서들이 모여 단기간에 수십, 수백 개의 데모 곡을 쏟아내는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통한다. 하지만 타샤는 이러한 고압적인 산업 모델 대신 창의적 영감과 인간적인 교류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형태의 캠프를 구상했다. 그녀는 “업계의 송캠프는 스트레스가 가득한 곳으로 들렸지만, 전 세계 뮤지션들이 모여 먹고 자며 음악을 만드는 모습 자체는 낭만적이라 생각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지난 11월 23일, 24시간 동안 진행된 이 행사에는 한국을 포함한 다양한 국적의 뮤지션 21명과 스태프들이 참여했다. 타샤는 참가자들을 위해 직접 식사를 준비하며 환대했고, 이는 경쟁이 아닌 커뮤니티 중심의 따뜻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일조했다.

국경과 장르를 넘나드는 창작의 열기

행사가 열린 ‘산로케 하우스’의 운영자이자 프랑스 출신 아티스트인 조안 벨렉(Joan Belec)은 이번 캠프를 위해 호스텔 객실 6곳을 소형 녹음 스튜디오로 개조했다. 그는 “보통의 송캠프는 초청받은 소수만이 갈 수 있는 폐쇄적인 행사지만, 타샤의 비전은 누구나 접근 가능한 친근한 커뮤니티였다”며 흔쾌히 장소를 제공했다. 그의 말처럼 참가자들은 예정된 시간보다 한 시간이나 일찍 작업을 시작할 정도로 열의를 보였으며, 현장에는 압박감 대신 음악을 향한 순수한 즐거움만이 가득했다.

참가자들의 면면도 다채로웠다. 올해로 음악 경력 43년 차인 미국 뮤지션 더글라스 헤이즈(Douglas Hayes)는 참가자 중 최고령임에도 불구하고 밤새도록 멜로디와 가사를 쓰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그는 K드라마 OST를 연상케 하는 감성적인 발라드부터 자신의 뿌리인 록과 힙합을 결합한 퓨전 곡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다.

필리핀 출신의 니키 주아니트(Nicky Juanite) 또한 주목할 만한 참가자였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한국 음악 작곡 석사 학위를 취득한 그녀는 가야금 연주자이자 창작자로 활동 중이다. 니키는 장르와 문화를 아우르는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선보이며 캠프의 다양성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