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극장가를 지배했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가 이른바 ‘슈퍼히어로 피로감’으로 인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에 케빈 파이기를 필두로 한 마블 스튜디오는 프랜차이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서사적 측면과 흥행 모두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완전한 부활은 2026년 개봉 예정인 ‘스파이더맨: 어 브랜드 뉴 데이’와 ‘어벤져스: 둠스데이’ 같은 대작들이 책임질 것으로 보이지만, 창의적인 측면에서는 이미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MCU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판타스틱 4: 퍼스트 스텝’
최근 디즈니+를 통해 공개된 ‘썬더볼츠*’와 더불어, 2025년 9월 23일부터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판타스틱 4: 퍼스트 스텝’은 MCU의 반등을 이끌 핵심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과거 코믹스 시장의 부흥을 이끌었던 판타스틱 4가 이제는 MCU의 전환점을 만들어낸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맷 샤크먼 감독과 조쉬 프리드먼, 제프 카플란 각본가는 기존 MCU 영화들과의 복잡한 연결고리를 과감히 배제하고, 영화 자체만으로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독립적인 액션 어드벤처를 선보였습니다. 한 영화 평론 매체는 “다채롭고 시각적으로 인상적인 세트와 인류의 최고 가치를 믿는 캐릭터들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며, “커비와 리가 창조한 원작 코믹스의 정신을 그 어떤 MCU 영화보다 잘 구현해냈다”고 평가하며 5점 만점에 4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부여했습니다.
영화는 리드 리처드/미스터 판타스틱(페드로 파스칼), 수 스톰/인비저블 우먼(바네사 커비), 조니 스톰/휴먼 토치(조셉 퀸), 그리고 벤 그림/더 씽(에본 모스-바크라크)으로 구성된 판타스틱 4가 실버 서퍼(줄리아 가너)의 도움을 받아 지구를 파괴하려는 우주적 존재 갤럭투스(레이프 이네슨)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이 과정에서 팀은 개인적인 갈등을 극복하고, 진정한 가족으로서 함께 역경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늘부터 시작된 홈 시네마 프리미어
‘판타스틱 4: 퍼스트 스텝’은 MCU 페이즈 6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작품으로, 팬들 사이에서는 영화의 방향성, 스토리, 배우 캐스팅에 대해 다양한 토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부는 복고풍의 코믹스 스타일을 낯설어하고, 다른 일부는 페드로 파스칼의 캐스팅에 식상함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어벤져스: 엔드게임’ 수준의 폭발력은 아닐지라도 충분히 즐길 만한 블록버스터라는 평이 우세합니다.
현재 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디지털 구매 및 대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9월 23일부터 애플 TV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에서 프리미엄 VOD(PVOD) 형태로 제공되며, 아직 DVD나 블루레이 등 물리적 매체 출시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영국에서는 10월 20일 한정판 4K 에디션이 출시될 예정입니다.
특히 애플 TV에서는 HDR10, HDR10+, 돌비 비전 등 최상급 4K 화질과 영어 돌비 애트모스 음향을 지원하여 최고의 시청 경험을 제공합니다.
마블의 전설, 스탠 리의 디지털 부활과 논란
한편, MCU의 세계관이 확장되는 것과 대조적으로, 그 세계관의 창조자인 스탠 리의 디지털 부활 소식이 전해지며 큰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2018년 세상을 떠난 코믹계의 전설 스탠 리가 다가오는 L.A. 코믹콘에서 AI 기반 홀로그램으로 팬들과 다시 만날 예정입니다.
‘스탠 리 익스피리언스’라는 이름의 이 체험 공간에서 방문객들은 약 15~20달러의 추가 비용(입장권 별도)을 내고 디지털로 구현된 스탠 리와 사진을 찍고 약 3분간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주최 측은 홀로그램의 모든 답변이 스탠 리가 남긴 실제 자료에 기반하여 그의 정신을 왜곡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에 대해 많은 팬들은 “고인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 “기괴하고 디스토피아적이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스탠 리가 생전에 자신의 초상권 및 저작권 활용을 두고 법적 분쟁에 휘말렸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사후 상업적 이용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디지털 복귀가 혁신적인 헌사가 될지, 혹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