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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홍의 파격 19금 변신과 김혜윤의 호러 신드롬, 장르의 한계를 부수는 배우들

최근 국내 대중문화계는 자신의 익숙한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지고 완전히 새로운 얼굴로 대중 앞에 선 두 배우의 활약으로 뜨겁다.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 ‘엘티엔에스(LTNS)’에서 전례 없는 고수위 연기를 펼친 안재홍과, 극장가를 서늘하게 물들이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살목지’의 김혜윤이 그 주인공이다. 로맨스와 공포라는 전혀 다른 장르 속에서 이들은 자신만의 확고한 연기 세계를 구축하며 압도적인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은퇴설’ 부른 안재홍의 역대급 빨간 맛

음침한 오타쿠가 되어 “아이시떼루”를 외치며 충격을 안겼던 그가 이번에는 적나라한 19금 연기로 대중을 찾았다. 안재홍은 ‘엘티엔에스’에서 잃어버린 성적 욕망을 되찾고자 고군분투하는 남편 임사무엘 역을 맡아 수위 높은 대사와 행동을 거침없이 소화한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다 내려놓고 은퇴작을 찍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터져 나올 정도로 한국 드라마에서는 보기 드문 파격적인 행보다.

이런 반응에 대해 그는 오히려 해맑게 웃으며 기분 좋은 내색을 비쳤다. ‘마스크걸’에 이어 또 한 번 은퇴설이 돌 만큼 대중이 작품과 역할에 뜨겁게 호응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데뷔 초 독립영화 ‘1999, 면회’와 ‘족구왕’부터 대중적인 인지도를 쌓은 ‘응답하라 1988’ 등에 이르기까지, 대중이 기억하는 안재홍은 주로 지질하지만 밉지 않은 순수함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랬던 그가 첫 회부터 진한 키스신을 퍼부으며 등장하자 시청자들은 두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다. 정작 본인은 수위에 대한 고민보다 독특한 전개가 주는 매력과 색다른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열망이 훨씬 컸다고 덤덤히 털어놨다.

극 중 부부 관계를 회복하려는 과정은 그에게 꽤나 역동적인 도전이었다. 데뷔 15년 차에 50여 편의 작품에 출연하면서도 19금 애정신은 처음이었던 그는 이를 마치 작전에 투입된 군인처럼 신속하고 정확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액션신’으로 여겼다. 실제로 불륜 커플을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전개 속에서 오토바이 추격전을 벌이거나 산에 오르고 헤엄을 치는 등 육체적인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는 연기를 이어갔다. 미혼인 안재홍은 이번 작품을 통해 결혼이란 부부가 나누는 모든 말에 칼이 들어있는 ‘칼싸움’ 같다는 뼈있는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생활연기의 달인답게 그는 사무엘의 굴곡진 서사에 자신만의 디테일을 채워 넣으며 인물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다가오는 넷플릭스 드라마 ‘닭강정’에서는 닭강정으로 변한 사장 딸을 짝사랑하는 엉뚱한 고백중 역으로 또 다른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살목지’ 김혜윤, 100만 돌파 목전…차세대 호러 퀸의 탄생

안재홍이 OTT에서 붉은색 파격을 선보이고 있다면, 스크린에서는 김혜윤이 짙은 어둠의 공포로 관객들을 완벽하게 사로잡았다. 정체불명의 형상이 로드뷰에 찍힌 살목지 저수지로 재촬영을 떠난 촬영팀이 물속 깊은 곳의 어두운 무언가와 마주하며 벌어지는 끔찍한 기현상을 다룬 영화 ‘살목지’는 현재 폭발적인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관객들의 발길은 연일 끊이지 않는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살목지’는 지난 15일 하루에만 6만 8749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누적 관객 수는 93만 1078명에 달해 조만간 무난하게 1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흥행 속도 역시 매섭다. 개봉 7일 차였던 14일에 이미 손익분기점을 가뿐히 넘기며 2026년 개봉작 중 가장 빠른 흥행 기록을 세웠다. 과거 ‘곤지암’이 일으켰던 봄 시즌 호러물 흥행의 영광을 김혜윤의 ‘살목지’가 고스란히 재현해 내고 있는 셈이다.

단순한 극장가 흥행을 넘어 영화의 배경이 된 실제 장소마저 들썩인다. 영화가 불러일으킨 무서운 신드롬 덕분에 충청남도 예산군에 위치한 실제 살목지 주변으로는 밤낮없이 호기심 많은 인파가 몰려들고 있다. 야간 밀집 인파로 인한 안전사고를 우려한 예산군 측이 직접 야간 통제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할 정도로 영화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상상을 초월한다.

파격적인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히 새로운 영역에 뛰어든 두 배우의 도전은 보기 좋게 적중했다. 완전히 다른 장르 속에서 대중을 쥐락펴락하며 흥행을 이끌고 있는 이들의 다음 행보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By 박서연 (Park Seo-y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