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밀 영화계를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인 카르틱 수바라지가 최근 개봉한 신작 레트로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온라인 리뷰 문화를 향한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수리야와 푸자 헤그데가 주연한 이 영화는 로맨스와 액션을 결합한 작품으로, 타밀나두 지역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인 흥행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텔루구어 더빙판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상업적으로는 다소 저조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카르틱 수바라지는 자신만의 독특한 연출 스타일과 장르적 실험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그동안 피자, 지고르 등에서 보여준 감각적인 연출로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하지만 레트로는 그의 커리어 중에서도 가장 복합적인 반응을 낳고 있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영화가 공개된 이후,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과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레트로에 대한 수많은 리뷰와 해석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카르틱 감독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으며 “요즘 리뷰는 단순한 감상이나 분석을 넘어, 어떤 목적을 갖고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 특정 팬덤이나 상업적 의도가 개입된 리뷰는 작품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화가 개봉하면 수많은 리뷰가 쏟아지는데, 그중에는 진심 어린 피드백도 있지만, 어떤 리뷰는 아예 작품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자극적인 제목과 썸네일로 조회수를 노리기 위한 경우도 있다”며, “나는 이제 그런 리뷰를 보지 않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영화 팬들 사이에서 다양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일부 팬들은 “창작자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할 만한 발언”이라며 감독의 입장을 옹호하는 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비판을 피하려는 태도”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젊은 관객층 사이에서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릴스 등을 통해 영화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리뷰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는 현실에서 감독의 이 같은 발언은 온라인 플랫폼의 책임 문제까지 확장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영화 레트로는 수리야가 제작자로 참여한 2D 엔터테인먼트가 제작을 맡았으며, 탄탄한 캐스팅과 함께 시대적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영화의 배경은 1980년대와 1990년대를 오가며 복고풍의 의상, 음악, 배경미술 등이 세심하게 재현되어 시각적 완성도도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음악은 인도 영화음악계의 대표 작곡가 산토시 나라야난이 맡아, 감정선이 강한 장면마다 섬세하고 깊이 있는 사운드트랙으로 극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실제로 여러 팬들은 영화의 서사보다 오히려 음악과 감각적인 연출이 더욱 인상 깊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관객들의 평가와 흥행 성적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 레트로는 아직까지 100크로르 루피 돌파라는 상징적 흥행 마일스톤을 넘지 못한 상황이며, 이는 수리야 팬들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그동안 수리야는 자이 바이므, 소라이 포트루 등을 통해 비평과 흥행을 동시에 잡았던 배우이기에, 이번 작품에 거는 기대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카르틱 수바라지는 마지막으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수많은 시청자들의 반응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 반응이 왜곡되거나 조작된 것이라면 창작자에게는 상처가 된다”며 “진심 어린 비평은 언제든지 환영하지만, 클릭 수를 노린 자극적인 콘텐츠는 더 이상 소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단순한 개인적 감정을 넘어, 현재 인도 영화계가 마주하고 있는 ‘리뷰 산업’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를 환기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